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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 Exhibition I'm a Puppet

 



"사람은 말하고 듣고 느끼고 숨 쉬는,
질투하고 증오하고 욕을 내뱉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인형이다.".

황효창 화백은 걸어다니는 섬입니다. 그는 언제나 외로움이 물씬 묻어나는 모습으로 물의 도시 춘천을 배회합니다. 그러나 그의 그림에서까지 외로움이 물씬 묻어나지는 않습니다. 그가 그린 인형들을 보고 있으면 콧날이 시큰해지다가도 어느새 혈관 속이 환하게 밝아옵니다. 세상이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그의 그림들은 눈부십니다. 그는 자신의 외로움을 표출하는 일보다 타인의 외로움을 위로하는 일에 더 몰두해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는 한마디로 진국입니다. 가정이 있는 사람은 그를 만났을 때 가급적이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와 함께 술을 마시다 보면, 집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업어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외수 - 소설가

"그의 첫인상은 바람맞은 사내 같았다. 창밖으로 흘러가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행렬을 물끄러미 내다보면서 황효창은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의 머리 위쪽 벽에는 10호짜리 유화 한 점이 걸려 있었다. 그가 그린 그림이었다. 봉두난발의 인형 하나가 검은 안경을 쓰고 마스크를 한 채, 그때의 그처럼 창 밖을 물끄러미 내다보고 있었다. 그 인형은 그의 자화상이나 다름없었다.

황효창은 민중예술가가 아닌 민중예술가다. 그는 전체의 목소리가 아니라, 민중 하나하나의 슬픔과 고독을 드러내려 한다. 그래서 그의 목소리는 우리의 귀에 거의 들리지 않지만, 그 어떤 외침보다 우리의 가슴을 강렬하게 충격한다. 쓰러지고 비틀거리는 인형, 동아 앚아 뭔가를 웅얼대는 인형, 공허한 도시의 광장에서 트럼펫을 부는 인형 - 그들은 우리들이다.

언젠가 그들이 도시의 어둠에서 걸어 나와 말할 것이다.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잿빛 하늘이 걷히고 마침내 맑은 하늘이 나타나리라고.&

최돈선 - 시인

황효창의 '인형 그림'을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숫하다. 우선 강렬한 원색과 시원스런 터치, 군더더기 없는 형상이 가져다주는 명쾌함에 눈이 확 뜨인다. 그러다가 의문 하나를 일으켜낸다. "왜 인형일까?" 그 의문을 븥든 채로 우리는 그의 그림 속으로 점점 빨려 들어간다. 그러는 사이 몇 개의 답이 만들어졌다 지워지고, 마침내 답들이 모두 지워진 곳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들 자신이다.

하창수 - 소설가    나는 인형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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